지난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K스타트업이 혁신상을 휩쓰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 CES의 화두는 인공지능(AI)으로 국내 스타트업들은 AI를 헬스케어와 금융 데이터 분석, 웹툰 제작, 마케팅 콘텐츠 창작 등에 접목해 100곳이 넘는 기업이 혁신상을 거머쥐었다. 올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타트업이 CES에 참여했다.
CES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들은 앞다퉈 AI를 활용한 혁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스타일테크 스타트업 스튜디오랩은 AI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상품의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상품 소개와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셀러캔버스로 주목받았다. 초록색 여성 재킷을 10장 업로드하면 30초 안에 의류 특징을 분석해 소개하는 페이지를 완성했다. 차분하고 우아함이 특징인 올드머니룩 등 최신 트렌드까지 반영했다. 의류 1000개에 대한 상세페이지를 만들기 위해선 사람의 경우 한 달 가까이 걸리는데 셀러캔버스를 활용하면 3일이면 끝난다.
웹툰 분야에서도 AI가 활용됐다. AI 스타트업 오노마AI는 간단한 글감과 장르를 입력하면 기승전결로 구성된 콘티 이미지를 자동으로 제작하는 ‘TOO TOON(투툰)’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시나리오부터 이미지 생성까지 자체 AI 기술이 사용된다. 그림체와 문체를 분석해 웹툰 작가의 작품 활동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분야별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주어지는 최고혁신상은 국내 벤처창업기업 7개가 수상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오프라인 기표소로 비밀투표를 보장하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지크립토는 2년 연속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지크립토는 중기부의 예비창업패키지와 초기창업패키지, 창업도약패키지 등의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활약이 돋보였다. 시너지AI는 부정맥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맥케이(Mac’AI)로 혁신상을 받았다. 부정맥이 있어도 심전도 검사에서 정상일 경우가 많은데 AI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했다. 정확도는 90%에 달한다. AI를 이용해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기술을 가진 딥바이오도 혁신상을 받았다.
AI 반도체 팹리스 회사 딥엑스는 AI반도체 4종과 이를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구동할 수 있는 개발 환경 DXNN을 공개했다. 전력 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칩을 글로벌 기업 40곳에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스타트업 전시관에 별도로 ‘C랩 전시관’을 마련했으며 15개 업체가 참여했다. C랩은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C랩 관련 스타트업 23개가 혁신상을 수상했다. 리빌더AI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AI를 통해 3D로 변환해주는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C랩을 통해 872개 사내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도 CES에 참여해 각종 기술을 선보였다. 창업기업은 예비창업패키지와 사업화 자금 등을 통해 최대 3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위치 측정 센서 개발기업 라스트마일의 김영진 대표는 “예비창업패키지로 제품 개발과 비즈니스모델, 세무 등 여러 분야에서 도움을 받았다”며 “CES까지 참여하게 돼 해외 협력 파트너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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